• Chapter.1 내 시선이 머무는 곳을 따라서
• Chapter.2 자본금 0원으로 창업하다
• Chapter.3 2년 차 창업가의 멘탈 관리법

하지만 어려운 점은 그만큼 큰 책임과 부담이 따른다는 거죠. 제품 하나를 생산하려면 기본 몇천 개를 찍어야 하고, 큰돈이 드는 일이니까요. 그걸 오롯이 혼자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니 ‘내 선택이 맞을까’라는 두려움은 항상 있어요.

동료가 없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에요.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스트레스받을 땐 같이 욕도 하고, 마음을 나누는 동료요. 제 회사를 운영하고, 대표가 된다는 건 그런 동료를 가질 수 없게 되는 일인 것 같거든요.

Chapter 3.
2년 차 창업가의 멘탈 관리법

지원  ‘세상에 정답은 없고, 내 선택은 어차피 정답이 아니다’라는 전제를 깔고 일을 해요. 정답을 찾지 말고 내 선택을 옳게 만들어가자고 생각하죠.

그래서 스터디나 커뮤니티 활동을 취미 삼아 꾸준히 하고 있어요. HFK, 인사이터, 트레바리, 넷플연가 등 안 해본 게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요즘은 특히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창업가 분들을 많이 만나보려 해요. 지금도 당장 몇천만 원이 들어가는 신제품 제작을 앞두고, 두렵고 갈팡질팡할 때가 많거든요. 실낱같은 조언이라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초면이라도 먼저 연락드려보곤 해요.

또 최근에 결심한 건, 한 번 결정한 건 일단 경주마처럼 가보자는 거예요.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은 세상이다 보니, 결정을 하고 나서도 제가 계속 이리저리 흔들리더라고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세운 미션과 지향점을 적어둔 노트를 계속 꺼내보면서 중심을 잡으려 노력해요.

지원  대단한 동력이 있다기보다, 돌아갈 수 없다는 느낌?(웃음) 일부러 퇴로를 원천 봉쇄하려 했고, 그렇게 된 지금이 저는 꽤 만족스러워요. MBTI가 I임에도 불구하고, 제 계획과 생각을 주변 사람들이나 SNS에 널리 알렸어요. 당장 잘 되고 있지 않더라도, “나는 이 일 10년 할 거야”라고 말하고 다녔죠.

지원  다시 돌아가고 싶어질까 봐요. 어떻게든 이 환경에서 버틸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만든 거죠. 예전에 브런치에도 썼던 말인데, 나만의 뾰족함을 얻으려면, 먼저 주어진 일에 뿌리 내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노력의 일부였어요.

지원  저도 늘 과정 중이에요. 아직 뿌리를 잘 내렸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노력하고 있어요. 제 가치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빌 게이츠의 Connecting the dot* 이거든요. 사소한 점들이 쌓이고 교차되다 보면, 언젠가 선이 되고 면이 되지 않을까요?

그동안 만난 많은 인터뷰이들이 같은 말을 했어요. '일단 시도해보라'고.

그럼 시작한 다음에는, 그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원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매일매일 같은 훈련을 반복하는 운동선수가 떠올랐습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사람들 틈에서 인풋을 얻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일상에서요. 일단 시작한 뒤에 우리를 기다리는 건, 무쇠가 뜨거운 불에 단련되듯 성실한 노력의 시간을 쌓는 일인 것 같아요.

묵묵히 뚜벅뚜벅 나아가는 지원님을 보며, 성급히 멋진 결과를 기대하곤 했던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